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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훈의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을 읽는다. 전자책으로 읽는다. 전에 김훈의 수필, 소설 등을 종이책으로 여러 권 읽었다. 김훈의 문장은 나를 당긴다. > 김훈의 문장은 칼처럼 예리하고 말처럼 빠르다. 김훈은 아날로그를 추구한다. 총 대신 칼을,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볼펜 대신 연필을 선호한다. 그것을 정직하다고 생각한다. 김훈은 글쓰기를 노동과 결부시킨다. 글쓰기를 정직한 밥벌이라 말한다. > 그의 노동은 이미 거대한 문학적 콘텐츠로 쌓였다. 그 콘텐츠는 자주적으로 살아 움직인다. 그렇다면 그것을 노동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가 굳이 글쓰기를 노동이라고 강조할 때, 그가 한글의 주격조사 ‘이’와 ‘은(는)’에 민감하다, ‘이’는 객관적이고 ‘은’ 주관적이다 라고 거듭 강조할 때 나는 속으로 이제 그만 징징대시라고 말한다. > 김훈의 문장을 버리지 못한다. 내가 그를 닮아서, 자신을 처절하게 버리고 싶은 그를 닮아서, 버리지 못한다. 그에게서 나와 같은 지독한 허무주의자의 냄새를 맡는다. > > > 다음은 이서린 시인을 추천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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