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지리산을 노래하다(경남신문)
작성자 경남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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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국군 만세, 밤에는 인민군 만세. 60여 년 전 지리산 아래 민초들은 살아남기 위해 태극기와 인공기를 번갈아 들어야 했다. 인민군 손에 죽은 경찰. 토벌군에 쫓기다 사살된 빨치산. 이념 때문에 서로를 살육한 곳. 그 한복판에 지리산이 있다. 지리산은 한국 문학에 어떻게 투영됐을까. 경제 규모 세계 10위권에 진입한 2012년 대한민국의 문인들은 지리산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경남문학관(관장 박노정)은 오는 19일부터 26일까지 제9회 시예술제를 산청 남명기념관 등 지리산 자락에서 개최한다. 시예술제는 경남의 문인들이 해마다 이슈가 되는 주제를 선정해 시화전과 세미나를 갖는 도단위 문화 행사로, 올해도 문인시화전, 청소년작품공모전, 문학세미나 주제발표, 시극공연, 시낭송 등 다양한 문학 행사를 갖는다. 올해 주제는 ‘지리산’이다. 지역 문인들은 우리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을 주제로 시화전을 갖고 지리산이 담고 있는 문학적 정서를 독자와 공유한다. 문인들은 지리산에서 다양한 기억과 인상을 끄집어낸다. 하지만 이념은 여전히 금기인지, 시화전에 나타난 지리산의 모습은 이념 중립적이다. 강경주 시인은 “/이념의 파도를 타고/ 굽이친 피의 능선/(지리산)”이라고 표현했고, 우희정 시인은 “/하필이면 이런 주검이/ 우리 앞에 나타나는가//그 죽음은/ 피아간/ 그날 죽어간 젊은이들의/주검을 연상케 하여//(중략) 붉게 붉게/울고 있는 듯하다/(지리산 사모곡)”며 오래된 상처를 다시 건드린다. 문인시화전에는 전국의 출향 문인 시 110편이 천에 그린 그림과 함께 전시된다. 시화전 개막식은 19일 오후 3시 산청 남명기념관에서 열린다. 청소년작품공모전에는 지난달 뽑은 초중고생, 대학생·일반인의 입상 작품 12점이 전시된다. 또 이날 진주와 사천에서 주로 활동하는 그림내시낭송회가 축하 시극공연을 하며, 도내 문협 회원들이 자작시와 애송시 낭송을 한다. 축하음악은 기타리스트 강경훈씨가 맡는다. 2부 행사인 문학세미나에서는 지리산 시인으로 유명한 송수권 순천대 문예창작과 명예교수(시인)의 초청 강연이 이어진다. 송 교수는 ‘지리산, 현대사의 아픈 상처 씻기’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40여 년간 작품의 토대가 된 지리산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예술제는 경남문학관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경상남도, 창원시, 경남문화재단, 경남문인협회, 경남작가회의, 진주문인협회, 산청문인협회 등이 후원한다. ☏ 문의 055) 973-9781. 이상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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