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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들의 색바랜 편지´ 이 가을에 만나볼까 - 경남신문
작성자 munhak
댓글 0건 조회 2,955회 작성일 200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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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들의 색바랜 편지´ 이 가을에 만나볼까

경남문학관 ‘문학의 샘-가을에 쓰는 편지 한통전’... 30일까지 문인 90여명의 300여통 전시


“마중물처럼 정겨운 그대에게 (중략) 긷고 또 길어올려도 마르지 않는 이 그리움/ 고운 햇살처럼 밝은 웃음으로 오늘 그대 다시 불러봅니다/ 서로에게 맑게 찰랑이는 샘물이기를 기원합니다/”(서일옥 시조시인이 엄기원 아동문학가에게 받은 편지 중)


작가들의 영혼의 손때가 묻은 은밀한 마음이 공개된다.
경남문학관(관장 정목일)에서는 ‘문학의 샘-가을에 쓰는 편지 한통 전’을 통해 인터넷 시대로 e-메일이 성행하면서 자취를 감춰가는 육필편지를 전시한다.


색바랜 편지지에 한 단어. 한 구절 정성이 묻어나는 편지가 읽는 이들에게 잊혀져 가는 육필 편지의 추억을 되새기게 한다.
서정주. 이원수 등의 유명한 작고 문인들과 오하룡 시인. 이우걸 시조시인. 정목일 수필가. 임신행 아동문학가 등 모두 90여명의 문인들이 자신들의 편지함에 간직해놓은 소중한 편지 300여통을 내어놓았다.


안부 인사에서부터 암에 걸린 아내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 아들과 손자에게 보내는 정겨운 편지. 이름을 밝힐 수 없는 부끄러운 연애편지. 죽음 직전의 제자를 설득시키는 편지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편지로 만나는 문인은 문학 작품으로 만날 때보다 왠지 더 정겹고 가까운 듯한 기분이 들어 또 다른 감흥을 제공한다.
전시된 편지를 통해 문인들의 관계를 추측해보고. 문인들의 필체를 엿보는 것도 전시회를 보는 또다른 묘미.
편지의 다채로운 형식도 볼거리다. 원고지에 낙서하듯이 써내려간 편지부터. 한지에 장문으로 길게 써 놓은 편지. 그림을 정성스럽게 그려넣은 편지. 화가가 보낸 글자 하나가 예술 작품인 듯한 편지를 만날 수 있다.


정목일 관장은 “인터넷으로 문자가 사라져 가는 요즘. 문자를 통해 소통하는 문인들의 서정성과 문학성을 다시한번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육필 편지 전시회는 30일까지 마련된다. 문의 547-8277
조고운기자 gon2@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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