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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을 글로 쓰면 문학이 됩니다”
경남문학관 ‘화요일의 문학이야기’ … 공광규 시인, 시 창작법 등 들려줘
- 기사입력 : 2018-06-14 03:00:00
지난 12일 오후 7시 조용하던 경남문학관이 북적대기 시작했다. 문학관이 마련한 문학강좌를 듣기 위한 수강생들이 하나둘 찾아들었기 때문이다.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경남문학관은 작가와 비평가를 초청해 문학 이야기를 나누는 ‘화요일의 문학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3년 개설된 이 강좌는 전국의 문학분야 저명인사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고 독자와 대화를 나누는 문학행사로 어느덧 72회차를 맞았다.
12일 경남문학관 ‘화요일의 문학이야기’에서 공광규 시인이 시 창작 강연을 하고 있다.
그동안 이영호 아동문학가, 김종해·허영자·문덕수·서정윤·유재영 시인, 유성호·임헌영·장경렬 문학평론가, 전경린·이동희·이광복 소설가 등 전국적으로 이름난 문학인들이 참여해 도내 문단에 활력소와 자극을 제공해왔다.
올해 상반기 ‘화요일의 문학이야기’에 공광규 시인이 찾았다. 문학강사로 초빙된 공 시인은 1986년 등단 이후 한국사회의 현실과 모순을 담담하게 풀어내며 문단과 독자들로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공 시인은 ‘시를 읽고 쓰려는 당신에게’를 주제로 열정적인 강의를 했다. 공 시인은 좋은 시를 읽고 쓰는 법을 들려줬는데 특히 ‘경험을 글로 옮기면 곧 문학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쓰기는 경험을 옮기는 데서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상상도 경험에서 싹이 나죠”라고 말하며 본인의 작품을 사례로 설명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 경험한 동생의 죽음을 시로 옮긴 ‘애장터’의 구절구절을 떼어 말하며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공 시인은 또 ‘혼밥문화’를 꼬집는 시 ‘얼굴반찬’을 통해 시인이라면 당면한 과제, 현실문제를 시의 제재로 삼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정된 60분을 훌쩍 뛰어넘어 2시간가량 고향과 가족에 대한 추억과 도시에서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시와 문학에 대한 시인의 자전적 고백으로 서정성과 서사성을 더한 작품들도 소개했다.
공 시인은 강연을 갈무리하며 “진해는 첫 방문인데, 문학을 매개로 이곳을 찾아 내게도 큰 경험이 됐다”며 “강연 참여자들과 좋은 시를 쓰고 읽는 방법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예정보다 긴 강연시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메모하고 사진을 찍는 등 열정적인 수업 태도를 보여줘 기회가 된다면 또 강연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강연에는 창원지역 이외에도 의령, 진주, 거제 등 도내 곳곳에서 60여명이 찾았다. 거제에서 온 김영미(52)씨는 “수필로 등단한 후 시를 공부하고 있는데, 평소에 좋아하는 공 시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해서 달려왔다”며 “오늘 수업이 앞으로 시 창작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문학관 서일옥 관장은 “다른 지역에 있는 문인들을 초청하면 그들의 삶과 문학세계에 대해 들을 수 있는데, 이런 시간이 도내 작가들의 창작활동에 커다란 자극제가 된다”며 “전국 문인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앞으로 여건이 닿는 한 강연을 이어갈 계획이다”고 밝혔다.글·사진= 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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