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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문학제 ´범람´ 문학성 담보하고 있나 -경남도민일보
작성자 munhak
댓글 0건 조회 3,172회 작성일 2006-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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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문학제 ´범람´ 문학성 담보하고 있나
'문학적 성과를 … 관광상품화로'(1)우후죽순 생기는 기념 사업

newsdaybox_top.gif2006년 11월 20일 (월) 임채민 기자 btn_sendmail.giflcm@dominilbo.comnewsdaybox_dn.gif

문학의 죽음이 운위되는 시대. 그러나 외형적인 측면에서 보면, 적어도 지역에서만큼은 ´문학의 죽음´이 아닌 ´문학의 부활´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지자체에서는 유명 출향문인을 기념하는 문학관 건립에 관심을 보이고, 지역 문학단체에서 벌이는 문학행사에 예산을 지원하기도 한다.

지역문학이 외형적인 성장을 통해 부활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문학의 죽음´을 반증하게 될 것인가? 분명한 사실은 자성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문학관´과 ´문학제´로 대표되는 지역문학의 외형적 성장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2회에 걸쳐 살펴본다.


5개 문학관·연 15∼20회 축제 ´외형적 급성장´ 의례적 친목행사 전락 · 문학

최근 창립한 ´박재삼시사랑문화인협의회´에 참여한 박노정 시인은 이렇게 쓰고 있다. '최근 지자체 마케팅 최고 브랜드는 문인이며…지역 이미지를 고급화하는데 문인들만큼 좋은 상징이 없다.'

최근 왜 문학관 건립 계획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는데 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는 발언이다.
 





 

 

 

 

 

 ◇ 도내 ´문학관·문학제´ 어떤 게 있나


청마 유치환을 기리는 ´청마 문학관´이 지난 2000년 통영에 세워졌으며 지난 2001년에는 전국 최초의 광역 문학관인 ´경남문학관´이 진해시에 건립됐다.

2005년엔 ´진해 김달진문학관´과 ´마산문학관´이 나란히 문을 열었으며, 이 두 문학관은 나란히 지역사회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마산문학관은 개관 전 명칭을 ´노산문학관´으로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지역사회를 일대 격랑에 몰아 넣었으며, 진해 김달진문학관은 개관 후 관장 임명을 놓고 내홍을 겪었다.

현재 마산 창신대에는 대학내 최초의 개인 문학관이라 할 수 있는 ´문덕수 기념관´이 있기도 하다.

도내에서는 앞으로도 문학관 건립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통영시는 김상옥·김춘수·박경리 등을 기념하는 ´통영 문학관(가칭)´을 계획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상황은 결정된 게 없으며 이제 첫 걸음마를 뗀 상태'라고 밝혔다.

남해군은 ´유배문학관´을 추진중이다.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 노도가 있는 지역적 특징을 살려 전국 유배문학의 정수들을 모으겠다는 야심찬 계획인데, 토지 보상문제로 터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제문인협회는 한국전쟁과 거제포로수용소의 역사적 아픔을 조명하기 위해 ´전쟁문학관 건립´을 천명해 놓은 상태고, 사천시는 ´박재삼 문학관´을 ´(삼천포)노산공원´에 세운다는 계획이다.

하동군은 이병주를 기념하는 나림문학관을 포함해, 지리산을 소재로 한 문학을 집대성할 수 있는 ´문학예술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도내 대표적인 문학축제로는, 김달진문학제(11회, 2006년 기준)·박재삼문학제(9회)·토지문학제(6회)·우포시사랑문학제(6회)·이병주문학제(5회)·우포생태문학제(4회)·권환문학제(3회)·지리산문학제(1회) 등이 있다. 경남문인협회와 경남작가회의 등의 예하 지부에서 펼치는 행사까지 포함하면 한햇동안 경남도내에서는 15∼20여회의 문학축제가 벌이지고 있는 셈이 된다. 한달에 1∼2번 꼴이다.





 

 

 

 

 

 ◇ 콘텐츠 확보 만족스럽나


현재 운용되고 있는 도내 문학관의 콘텐츠는 책·사진·유품 등이다. 물론 콘텐츠의 질과 양, 그리고 그것을 해석하는 문학적 안목 등에는 차이가 난다.

마산문학관 한정호 학예사는 '문학관이 많다는 것 자체가 비판받을 일은 아니지만 얼마나 그 지역의 문학자료를 발굴하고 생산적인 담론을 만들어 가느냐가 관건'이라며 '학문적인 접근을 하지 못하는 비전문가가 문학관의 운용을 책임질 경우 문학관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우걸 경남문인협회 회장은 '지역 문학관이 지역문학의 센터역할을 해야 한다'며 '개인 문학관은 각 지역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고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지는 만큼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기에 되도록이면 지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성모 마산대 교수는 지역 문학관에 대해 '이해의 지평을 경남지역이라는 특수성에 지나치게 국한시키려고 한다면, 이는 지역 문학을 오히려 폐쇄적인 틀로 가둘 수 있는 위험도 따른다'고 밝혀 이견을 보였다. 지역문학관과 개인문학관 간의 역할에 대한 정리가 매끄럽지 못한 상태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통영·사천·하동·남해 등지에서 추진하고 있는 문학관은 ´관광상품화´ 전략 쪽에 무게가 기울고 있다.

각 지자체에서 밝히고 있는 사업 의의는 한결같이 '문학적 성과를 되새겨'라는 전제 뒤에 '…관광상품화 하겠다'는 결론으로 끝맺는다. 자칫 ´문학적 탐구´에 소홀해질 수도 있음을 우려케 하는 대목이다.

대부분의 문학제는 시낭송·백일장·연주·무용·세미나·문학강연·문학기행 등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참여 대상은 백일장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제외한다면 거의 다 문인들이거나 문인 지망생들이다. 자연 '대중적이지 못하고 천편일률적이다'라는 비판이 따른다.


  
 
  
 
김달진 문학제를 진행해온 우무석 시인은 '문학제가 대중적이지 못하다고 해서 비판받을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오히려 문학제 고유의 색깔을 담보하지 못함으로써 의례적인 친목행사로 전락하는 일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 문학제들은 아직 축제개념이 도입되지 않은 채 나열식 이벤트로 채워지고 있다.

문학행사에서 벌어지는 의례적인 ´의전´도 참여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중앙(서울)문단의 권위자나 예산을 집행하는 자치단체에 지나치게 기대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문단 내부에서조차 '치열한 문학성과 ´낯설게 하기´를 발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뼈아픈 자책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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