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시 -한결같되 늘 새로워라 / 경남신문에서 펌
작성자 경남문학관
본문
한결같되 늘 새로워라- 김우태
오늘도 어김없이
해는 뜨고, 또 저물어가는구나.
그 가운데 우리들 삶은 계속되느니-
거룩하여라.
순환의 고리여, 생명의 바퀴여!
그리하여 한 하늘 아래 우리 인간들 생업(生業)도
한결 같고 늘 새롭구나.
새롭고 늘 한결 같구나.
삶을 한순간도 멈추는 법 없게
골고루, 그리고 각양각색으로
생명의 입김을 불어넣어
저마다의 목숨에 값하도록
살아가고, 살아내는 일 열심이도록
다시금 재촉하는 새해의 원력(願力)이여,
번쩍 솟아오른 아이 같은 얼굴이여!
목숨은 여리디 여리면서
또한 모질기도 한 것이어서
설레임과 두려움 속에서
한 번의 들숨과 한 번의 날숨 사이에서
천국과 지옥을 맛보고
순간과 영원을 경험할 줄 안다.
하여 사라지는 것과 다가오는 것 사이에서
대단하지 않아도
새롭게 시작하는 뭇생명들 있음을 알아차리고
눈부시지 않아도
반짝반짝 빛나는 희망들 있음을 알아차리고
말하지 않아도
콩닥콩닥 뛰는 가슴들 있음을 알아차린다.
그것이 우리를 살아가게 만드는 힘이란 것을
그것이 우리를 서로 이어주는 고리라는 것을
그것이 우리를 끌어주고 밀어주는 바퀴란 것을
새해 아침에 되새기노니,
아, 어제의 내가 쌓여 오늘의 내가 되는 이치를
새롭게, 한결같이 알게 해 주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