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에 세워지는 ‘천상병 문학관’
작성자 경남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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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천상병 시인과 부인 고 목순옥 여사./경남신문DB/
마산 출신 천상병(1930~1993년) 시인을 기리는 ‘천상병문학관’이 경기도 의정부에 세워진다.
천상병시인기념사업회는 지난달 부인인 고 목순옥 (1935~2010년) 여사 사망 후 생전에 보관하던 천 시인 유품 500여 점을 경기도 구리의 한 극단창고에 보관해오다 창고를 비워줘야 할 처지에 놓이자 의정부시에 문학관 건립과 관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의정부시는 “시의 중요한 문화적 자산임에 공감한다”며 “문학관 건립을 재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2005년 민락2택지개발지구 내에 문학관을 지을 계획이었지만 예산 등의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천상병 시인은 옛 마산시 진북면 대티리에서 태어났으며, 마산공립중학교(현재 마산중·고등학교) 5학년 때 담임이었던 김춘수 시인의 추천으로 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를 계기로 ‘신작품’ 등 동인 활동을 하다 ‘문예’로 등단했다. 또 1951년 마산에서 발간된 동인지 ‘처녀지’에 적극 참여해 마산지역 초기문학의 기틀을 닦았다. 그동안 창원에서는 천 시인의 문학적 출발지가 마산이라는 이유로 ‘천상병 마산문화콘텐츠 활용 차별화’ 세미나가 열리고 만날공원에 시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의정부시는 천 시인이 말년에 의정부에 살았던 것을 계기로 2004년부터 천상병 예술제를 열어 왔다. 올해로 13회를 맞은 천상병 예술제는 천상병 시인의 삶과 작품을 주제로 ‘천상음악회’ ‘천상백일장’ ‘천상병 詩문학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민과 함께 만드는 대표적인 문학제로 인정받고 있다. 또 시내 둘레길 이름을 천 시인의 대표작인 ‘귀천’에서 따온 ‘소풍길’로 짓기도 했다.
의정부시는 현재 부지를 물색하고 건립에 필요한 예산을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문학관은 평생을 검소하게 생활해온 천 시인의 순진무구한 삶을 반영하고 시혼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과 구조물로 만들기로 했다”며 “올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내년 상반기께 건립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