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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글-경남도민일보
작성자 munhak
댓글 0건 조회 2,381회 작성일 200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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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노동자에게 듣는 ‘노동자의 삶’
표성배 시인 <개나리 꽃눈>과 이소리 시인 <바람과 깃발>

 


이원정 기자 june20@idomin.com


 


마산과 창원에서 ‘노동자’로서 문학적 감성을 표출하던 두 시인이 최근 시집을 각각 내놓았다.

1995년 ‘제6회 마창노련문학상’을 받았던 표성배씨와 창원공단 노동자 출신의 이소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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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성배 시인은 <개나리 꽃눈>에서 공장 공간과 노동현실, 노동자 일상을 서사하고 있다.

25년 넘게 철공소에 나갔지만 갈수록 막막해지는 삶 속에서 시인은 생산 현장인 공장에서 직접 노동을 하는 공장노동자로서 인본적 이상과 생산적 현실이 만나는 충돌 지점을 시로 형상화하고 있다.

시인은 시를 통해 공장 노동의 상황과 노동자 일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쉬는 시간만 되면/공장 바닥에 눕기 바쁜/그의 몸은 한 짐이다//처진 어깨/다 닳은 지문/작은 키에 달라붙어 딸랑거리는 입들/그저 착하게 보이는 얼굴/그저 침묵하는 눈동자/공장에선 헬리콥터 조종사라고도 하지/밥 먹을 때는 수전증이 있는 것처럼/손을 달달 떠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어/슈퍼맨도 스파이더맨도 아닌/그라인더 맨//(‘그라인더맨’ 일부)’

주5일 시대라고 떠들어대는 사람이 많지만 여가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현장의 노동자에게 오랜만에 가져보는 휴식은 지루할 뿐이다.

‘모두가 일하는 때에/하루만이라도 좋으니/푹 쉬고 싶다는 것은/욕심인지 모른다//아이들은 학교에/아내는 공장에 가고/집이 텅 비었다/(중략)/어두침침한 방에 홀로 누워/내가 노인이 되었다가/남겨진 아이들이 되었다가/나는 덜컥 겁이 난다(‘하루만이라도’ 일부)’

표성배 시인은 지난 2001년 시집 <아침 햇살이 그립다> 출간 이후 <시경> 등에 작품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두 번째 시집 <저 겨울산 너머에는>을 2004년 펴냈다.

12년만에 <바람과 깃발>이라는 시집으로 문단으로 돌아온 이소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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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리 시인 <바람과 깃발>


1978년부터 1986년까지 8년간 창원공단 현장 노동자로 일한 시인은 그후 진보적 무크지 <마산문화>에 참여했고 ‘민족문학작가회의’ 총무간사 등을 지냈다.

시집 <노동의 불꽃으로> <홀로 빛나는 눈동자> <어머니, 누가 저 흔들리는 강물을 잠재웁니까>를 펴냈고, 장편소설 <미륵딸>을 썼다.

<바람과 깃발>에서 시인은 “노동 계급 형성과정의 시적 형상화”라는 평가를 받은 첫 번째 시집과 “노동자들의 생활정서를 기반으로 해 노동계급적 변혁전망을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은 두 번째 시집과는 확연히 달라진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노동현실의 고발과 적대적 계급인식 같은 지난 시절의 경향이 현저히 감소하고 다양한 시적 제재를 통한 여러 실험적인 시도를 감행하고 있다는 것이 문학평론가 김윤태씨의 설명.

그 중 가장 특징적인 점은 민요를 차용한 것이다.

‘각시야 각시야/쪽바리놈 조선 역사 주물며 독도 훔쳐 간다/이사부 장군 모시고 나와 태극 곤지 찍어도/쏘옥~/’/(‘달팽이2’ 일부)’

하지만 현장노동자 출신으로서의 체험을 숨길 수는 없다.

‘운다/검지손가락 한 마디 잘린 그 가시나/눈때 묻은 공장 철망 쥐어 뜯으며/속으로 속으로 바알간 피울음 삼킨다//조장님 반장님 계장님/앞으로 정말 안전사고 안 낼게요/저도 남들처럼 일할 수 있어요/제발 나가란 소리만 하지 말아주세요/저도 먹고 살아야 하잖아요//(‘나팔꽃’ 일부)’

<개나리 눈꽃>은 ‘삶이 보이는 창’에서 펴냈으며 6000원, <바람과 깃발>은 ‘바보새’에서 펴냈고 7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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