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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걸 시조 시인 “시조는 살아 있다” 자유를 향한 100편의 변주곡
작성자 경남문학관
댓글 0건 조회 3,620회 작성일 2012-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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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는 살아 있다” 자유를 향한 100편의 변주곡
윤금초·박시교·이우걸·유재영 4인
시조집 ‘네 사람의 노래’ 출간
다양한 실험 통해 개성적 작품 선봬
기사입력 : 2012-02-14   경남신문 btn_facebook.jpg 페이스북  btn_twitter.jpg 트위터  btn_me2day.jpg 미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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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만에 두 번째 합동시조집을 낸 유재영, 윤금초, 이우걸, 박시교 시인(왼쪽부터). /문학과지성사 제공/


혹자는 지금의 시조시단을 위기라고 한다. 시조계가 지나치게 정체돼 있다는 것. 독자들도 시조를 고리타분한 문학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없잖다.

이에 발끈하는 이들이 있다. 말이 아니라 작품으로 그렇지 않다고 한다. 시조시단 대표 시인 4명이 시조가 얼마나 경쟁력 있는 문학인가를 보여준다. 윤금초, 박시교, 이우걸, 유재영 4명이 ‘네 사람의 노래(문학과 지성사)’를 출간했다. 1983년 네 사람이 함께 엮은 시조집 ‘네 사람의 얼굴’을 낸 지 29년 만이다.

네 사람은 현대시조의 오늘을 가늠할 만한 작품을 25편씩 100편을 골랐다. 각자의 개성이 잘 드러나면서 폭넓은 시조 세계를 담아냈다. 다양한 색채 속에서도 이들이 공유하는 주요 가치는 바로 실험과 자유다. 시조 최후의 정형을 지켜나가면서도 형식 안에서 새로운 변주 가능성들을 찾아내는 실험을 계속한다. 자유를 향해 가는 경쾌한 노래의 향연을 펼쳐내면서 시조가 자유시 못지않게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들은 1970년대부터 소재의 확장, 현실을 반영한 창작의 중요성이나 시조의 저변 확대, 다양한 실험 등에 골몰해 왔다. 1980년대 ‘오늘의 시조학회’를 만들어 새로운 시조 쓰기 운동을 주도해온 핵심 멤버들이다. 주요 시조문학상 심사에 참여하는 등 시조 문학의 현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시인들이다.

윤금초나 박시교가 사설시조 등을 원용하며 창작에 임해온 반면 사설시조를 인정하면서도 시조의 정형을 중시하고 평시조 창작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해온 이우걸, 유재영의 경향은 이번 작품집에서도 두드러지며 다양한 시조의 가능성들을 열어 보이고 있다.

‘고주망태 한 주정뱅이 들 방정 참깨방정 떨다 말고/흰죽사발 눈 지릅뜨고 물퉁보리처럼 업혀가다, 시르죽은 물렁 팥죽 친구 부축 받고 비트적거리는 또 다른 술꾼 보고 찍자를 부렸겠다. 가여운 주정뱅이 같으니, 자네도 두 잔만 더 마시면 나처럼 한껏 자유를 누릴 텐데…/한물간 시러베 짓을 냉큼 못 버리다니!’<윤금초, ‘두 주정뱅이’ 전문>

‘껴도 희미하고 안 껴도 희미하다/초점이 너무 많아/초점 잡기 어려운 세상/차라리 눈 감고 보면/더 선명한/얼굴이 있다’<이우걸, ‘안경’ 전문 >

윤금초는 서사성을 적극적으로 끌어오고 형식과 내용, 실험을 다양하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고, 박시교는 민중의 삶을 바탕으로 하되 일상사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들을 섬세하게 시화한다는 점이 도드라진다.

이우걸은 현장에 가장 관심을 많이 보이는 시인이지만 현장성과 서정성의 조화를 통해 그 생활의 애환을 또는 그 현실을 통해서 얻어지는 초월적 삶의 가치를 노래한다. 유재영은 현실적이면서도 유미적인 이미지의 시인이라 부를 수 있다. 아울러 시조의 형식을 철저히 지키면서 절제와 여운의 미를 빚어낸다는 점도 그의 특장이다.

이 지역 출신인 이우걸은 시조집 발간에 대해 “그동안 우리가 걸어온 길을 정리하면서 시조가 정체돼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시조가 어떻게 쓰여질 수 있는지 다양한 개성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조집은 독자들에게 전통이 펼쳐놓은 자유의 세계를 만끽하게 하는 새로운 체험을 제공해줄 것이다.

이학수기자 leehs@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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