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정목일(사진)씨가 독자들의 눈길을 확 끄는 책을 한 권 발표했다. 표제는 우리가 알아야 할 한국의 아름다움 77가지(신병철 사진·세계문예·1만5000원). 수필가 특유의 정감 넘치는 빛깔고운 문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이 책에는 사진작가 신병철씨가 직접 찍은 작품들이 담겨 있어 재미를 더해준다.
'한국인만이 가지고 있는 영혼은 무엇일까, 그 모습과 빛깔과 향기는 어떤 것일까, 고민해봤어요.' 에세이집 ´우리가 알아야 할 한국의 아름다운 77가지´는 그 물음이 바탕이 돼 탄생한 것이다. 정씨는 이 책을 통해 사라져 가는 한국의 미와 의식을 민중의 역사 속에서 새롭게 인식하고 싶어한다. 체계적으로 정연하게 기술된 사실(史實)보다 우리 민족의 고유한 미감과 의식을 풍속적인 관습을 통해 살피고, 더 나아가 알기 쉽고 흐뭇한 감흥으로 읽을 수 있게 ´에세이´체로 엮어내고 있다.
'외국 문화를 찾기에 앞서 먼저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와 아름다움을 아는 것이 도리라 생각합니다.' 정목일의 특별한 에세이집인 이 책에는 민족문화의 정체성과 민족의 영혼과 전통, 우리 겨레가 오랫동안 삶 속에서 체득했던 지혜가 담겨 있다.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생활의 여유와 지혜´에서 부채 돗자리 장신구 표주박 신발 떡살 병풍 등에서 우리 고유의 아름다움을 빚어낸다. 2장 ´한국 여인의 소망, 한´에서는 은장도 인두 치마 저고리 모시 동경 매듭 자수 다듬이 반짇고리 장독대 등이 등장한다. 3장 ´불교와 겨레의 마음´도 흥미롭게 읽히며 4장 ´민속놀이, 전통가락의 멋과 흥취´에서는 우리 춤의 멋과 민속놀이의 소중함을 전달한다. 5장 ´건축과 예술의 슬기´ 편에서는 문방사우 묵화 연적 벼루 목공예 와당 흙담 등을 정감 어린 문체로 그려낸다. 6장 ´원시 신앙, 그 믿음의 뿌리´는 서낭당 도깨비 태몽 전설 등을 다뤘다.
'아침 햇살을 받아 고요하고 정갈한 선형을 드러내는 창살과 한지에서, 저절로 어깨춤이 추어지는 장구 소리에서, 담담하고 은은한 맛이 풍기는 백자에서, 생활양식과 취향에서 얼마든지 우리 겨레의 얼과 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의 멋과 풍광을 그려내면서도 영상시대에 걸맞게 전문 사진작가의 영상미 빼어난 컬러 사진을 함께 실은 점도 눈길을 끈다. '외래 문화의 범람과 세계화 풍조가 아무리 시대 대세라고 하지만 수천 년간 이어져 온 우리만의 아름다움은 영원히 이어가야할 소중한 자산입니다.' 정씨는 민족문화가 차츰 퇴색되어 가는 현실이 안타까워 이 책을 냈다. 강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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