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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나이 40년을 넘긴 정목일 수필가가 그간의 수필을 엄선해 ‘아름다운 배경(범우문고)’을 펴냈다.
1975년 ‘월간문학’과 이듬해인 1976년 ‘현대문학’을 통해 각각 등단한 정 수필가는 어느덧 미혹하지 않은 ‘불혹’의 문학 나이를 먹었다. 그는 종합문예지 등단이라는 관문을 거친 1호 수필문학가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등단 후 풀, 나무, 별, 달, 강 등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과 함께 우리 삶의 맛과 멋, 흥, 미를 살려내는 글을 쓰고 있다. 그렇게 펴낸 수필집만 20권이 넘는다. 이번에 ‘아름다운 배경’에는 그 가운데 34편을 추려 실었다.
‘애기똥풀, 며느리밥풀꽃, 홀아비꽃대…. 우리나라 풀꽃들을 보면 황토 빛깔과 바람의 숨결과 이슬의 감촉이 느껴진다. 너무나 순진하고 착해 보여 눈물이 핑 돌 것만 같은 풀꽃들이 낯설지 않은 것은 언젠가 한 번 대지의 품속으로 돌아가게 되면, 무덤가에서 웃어줄 꽃이기 때문일까.’ -‘풀꽃 이름’ 일부-
정 수필가는 비교적 수필집을 많이 낸 축에 속하지만 막상 선집에 수록할 작품을 골라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고민 끝에 ‘논개의 가락지’, ‘사투리, ‘저물녘의 플루트’ 등 독자들에게 비교적 좋은 평을 얻은 서정수필을 선별했다.
정 수필가는 서문에서 “저자가 만족하는 글과 독자들이 좋게 생각하는 일이 다를 수 있다. 민족 고유의 서정을 현대의 젊은 독자들에게 어떻게 공감을 이룰 수 있게 할 것인가 걱정하며 쓴 작품들이다”며, ‘아름다운 배경’에 수록할 작품을 고르면서 가진 고민의 흔적을 밝히고 있다.
정 수필가는 1945년 진주에서 태어나 수필집 ‘나의 한국미 산책’, ‘지금 이 순간’ 등을 펴냈다. 현재 한국수필가협회 명예이사장과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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