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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순 수필집-경남신문
작성자 munhak
댓글 0건 조회 3,836회 작성일 2006-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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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경남신문(2006.2.12)

이종훈의 작품 나들이

  수필집 ´세번째 나무´ 펴낸 강현순씨


  일상에서 빚어내는 맑은 영혼의 글밭







  “수필은 내 삶의 위안이며 안식처입니다.”
  두번째 수필집 ‘세번째 나무’(동학사刊)를 펴낸 수필가 강현순씨는 “세상사는 일이 너무 힘들고 속상할 때 글을 쓰면 눈물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고 흥분될 때나 들뜰 때 펜을 잡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고 말한다.


  작가는 작품의 모티프 대부분을 삶의 일상성에서 얻는다고 한다.


  비를 맞으며 통통거리는 작은 풀꽃들에서 삶의 의욕과 희망을 느끼는가 하면. 힘들게 살아가는 외로운 이웃들의 일그러진 표정에서. 혹은 할아버지가 웃으며 자전거 뒤에 할머니를 태우고 가는 모습에서 삶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중심문장을 잊지 않기 위하여 간략하게 메모하고 일주일 가량 머릿속에서 뒷받침문장을 갖다 붙인 뒤 펜을 든다고 한다.


  “몇 년 전. ‘청마문학상’ 시상식에 갔을 때 관계되는 모든 분들의 연세가 일흔 정도 되는 것에 놀랐습니다. 그보다. 문학적 성취도 면에서 대단한 그분들의 언행이 겸손하기 이를 데 없다는 것에 더욱 놀랐습니다.”


  작가는 그날 밤 감동의 물결로 출렁거려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었다고 한다. 자신의 주위에도 인생의 품위와 향훈이 배어나는 분들이 많이 있다는 걸 느끼고는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리고 그분들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그분들처럼 살아가야겠다는 마음으로 쓴 작품이 ‘아름다운 실버’이다.


  그의 작품은 대체로 평범한 소재들이다. 누구에게나 있는 가족 이야기. 여행이나 등산을 통한 자연과의 교감. 보편적 가치 추구와 전통적 사회 의식의 정서 등을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알토란 같은 작으나 다부진 존재로 홰치게 하는 힘을 느끼게 한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괴로울 때면 바다보다도 강을 찾습니다. 바다의 철썩거리는 파도는 그 순간 속을 후련하게 해줄지는 몰라도. 자애로운 어머니 같은 강은 자아성찰을 하게 하고 가슴속의 괴로움과 슬픔을 스스로 끄집어내다 버릴 때까지 언제까지나 묵묵히 기다려주기 때문이죠.”


  그래서 가장 애착이 가는 수필도 ‘낙동강에서’라고 한다.


  이광석 시인은 “강현순 수필의 화두는 평범한 일상성에 있으면서도 빚어내는 글밭은 맑은 영혼의 타악기 소리를 듣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수필가 정목일씨는 “화려하지 않고 튀지 않는 표현법이 오히려 안정과 신뢰를 준다. 이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구축이야말로 삶에서 얻은 깨달음의 무게가 아닐 수 없다”고 평했다.


  작가는 “‘글은 바로 그 사람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영혼이 맑은 착한 사람은 착한 글을. 기품이 있는 사람은 품위 있는 글을 쓰게 마련입니다. 아직은 그도 저도 아닌 것 같아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부끄러울 따름입니다”면서 자신의 작품세계를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가슴이 답답한 사람에겐 파도처럼 시원하고 해풍처럼 싱그러운 글을. 삶의 모서리에 찔려 마음 아파하고 어깨가 축 처진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갖게 해주는 그런 따뜻한 글을 쓰고 싶다”고 앞으로 계획을 밝혔다.


  창원 출생으로 1993년 ‘한국수필’로 등단. 1997년 남명문학상 신인상. 창원문협 이사. 경남수필문학회 부회장으로 활동중이다. 수필집 ‘좋은 예감’이 있다. 이종훈기자 lee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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