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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신인문학상 소설부문 당선-최윤정
작성자 munhak
댓글 0건 조회 3,790회 작성일 2007-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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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회 동양일보 신인문학상 당선작 소설부문 당선소감】
“좌절한 이에게 희망이 됐으면…”
소설 부문 당선자 최미희지씨

newsdaybox_top.gif2007년 12월 17일 (월) 19:35:25최미희지 btn_sendmail.gifdynews1991@dynews.co.krnewsdaybox_dn.gif


  
 
  
 
백수광부가 되어
강을 건너는 심정으로 원고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엔 은행나무 가로수가 마지막 잎을 떨구고 있었다.
이제 뭘 하지? 어디로 가야 하는 거야…….
듣는 이도, 대답해 주는 이도 없는 말을 혼자 몇 번이고 되뇌었다. 그만큼 막막했다. 여태도 혼자 걸어온 길, 다시 걸었다. 나를 기다리고 있을 하얀 모니터 앞으로.
모니터가 켜졌다. 잘 왔다고 하얗게 웃어주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가만히 자판을 눌러 여옥이 불렀을 노래를 손가락 끝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삼백 예순 날을 당신과 함께 보냈어요. 기억 하나요?
작년 이맘 때, 이제 정말 소설다운 소설 한 편 써 보자고 삭발하고, 전화 끊고 메일 없애고 당신 앞에 무릎 꿇었던 일을요.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지 않기 해 고무줄로 내 몸을 의자에 묶은 것도 기억하나요? 그래서 치질에 걸렸던 것두요. 지독한 안구건조증으로 두 눈 감은 채 보냈던 여름을 기억하나요? 부족한 필력으로 그래도 그래도 애를 쓰다 대상포진으로 병원 신세졌던 일들도 당신은 기억하나요. 지금은 남의 이야기인 듯 스치는군요.
모니터는 내가 부르는 노래를 음절 하나 놓치지 않고 대신 노래 불러 주었다.
지금 어디선가 좌절과 실의를 겪고 있을 단 한 사람의 그대를 위해 희망이 되는 글을 쓰고 싶다. 평생 동안, 있을 지 없을 지 모를 내 글을 지켜 봐 줄 진정한 독자 한 사람, 곽리자고, 그대 만날 수 있길 소원하며 나는 이 고되고 보상 없는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다.
꿈은 강 건너 등불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발자국들이라던 풀과 나무의집 표성흠, 강민숙 선생님 감사합니다.
엄마, 아버지. 저 열심히 살고 있어요. 걱정 말고 오래 오래 지켜봐주세요. 항상 고마워요.
창신대 문예창작과 이상옥, 김강호, 모든 교수님들, 급우들 격려 덕분입니다.
심사위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우린 소설쓰기를 삼 시 세끼 밥 먹듯 써 보자던 ‘풀과나무의집 문학아카데미 지령1호 팀’ 힘차게 파이팅!


<약력>
△1964년 마산 출생
△2007 경남일보 신춘문예소설 ‘결’ 당선
△현재 마산 창신대 문예창작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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