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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인 수필가´참수필 짓는 이야기´ 발간-경남일보
작성자 munhak
댓글 0건 조회 3,983회 작성일 200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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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배정인 ´참수필 짓는 이야기´ 발간


강동욱 기자 kang@gnnews.co.kr
2007-03-12 09:30:00
SEID20070311191644 수필이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은 붓가는대로 쓴 글’이라고 하면서 수필의 한자 뜻을 그대로 말한다. 그러면 붓가는대로 쓰면 다 수필이 되는가 라고 물으면, 대개 ‘그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수필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은 옛날부터 우리들에게 던져져 있었다. 대충 편하게 쓰는 글이라는 인식도 함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대충 신변잡기 류의 글을 진솔되게 쓰면 되는 줄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수필은 우리들에게 친숙한 글 갈래이다. 하지만 정확하게 뜻을 물으면 대답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수필이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대답을 줄 수 있는 책이 발간됐다.

 진주에서 수필 창작을 지도하고 있는 배정인 작가가 이번에 ‘참 수필 짓는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발간했다. ‘참 수필 짓는 이야기’에는 수필에 관한 이야기를 ‘어떻게 읽을까’‘참 수필 짓는 길’‘현대수필의 생성’‘수필, 이렇게 이해하자’‘수필의 본성’‘수지이의 요건’등으로 나누어 재미있게 풀어놓고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세상을 읽는 일이요, 글을 짓는다는 것은 인간을 완성해 가는 것이다. 인간은 완벽하지 못하므로 그가 지은 예술 글도 완벽한 미를 구현할 수 없다. 하여, 우리는 나를 완성하고자 끝없이 글이라는 더듬이를 움직인다”

 작가는 ‘참 수필 짓는 길’을 인간을 완성해가는 길, 즉 자신을 완성해 가는 길이라고 했다. 이는 수필이 곧 사람이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사람 값이 곧 수필 값이라고 할 때 수필 한 편에는 작가의 인격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변잡기의 글을 통해 자신의 인격을 드러낼 사람이 없다고 볼때, 수필은 신변잡기의 글이 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작가가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혼을 넣어둘 독을 만드는 일이다. 그런 독은 나와 형질이 같은 우리의 글자로만 빚어진다. 그렇게 빚은 독에 자신의 혼을 넣어둔다. 갈무리할 혼이 없는 작가는 껍데기다. 모어를 일구지 못하는 껍데기들, 내가슴을 오래도록 숨쉬게 할 독을 알아보지 못하는 작가들은 가련한 껍데기다”

 작가 자신의 혼을 자기 나라 글로 불어넣을 때 ‘참 수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작가의 한글사랑 또한 이 책 곳곳에 배여 있다.

 “내 혼을 남의 그릇에 담을 수는 없다. 글 예술 하는 사람은 표현수단으로 삼는 글자가 문예정신과 작가 정신의 핵심요소임을, 잊어서 될 일이 아니다. ‘나라의 말과 소리가 중국과는 달라 한자와는 서로 통하지 않는다’는 세종대왕의 말씀을 아직도 알아 듣지 못한다면 그것은 글자에 대한 역사의식과 현실인식이 모두 결핍된 까닭”이라고 하면서 언어를 지배하는 민족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고 했다.

 배작가는 수필은 낮은 목소리라고 하면서 “아주 심각한 이야기도 전혀 그렇지 않은 듯이, 예사스럽게, 놀라운 사건도 아주 보편되게, 이게 수필의 표현법이다. 시나 소설에서는 피를 토하며 절규하는 사연도, 울분도, 수필은 순한 양처럼 모를 죽이고 결을 삭여서 쓴다. 나직한 어머니의 목소리처럼”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배작가는 수필을 쓴다는 것은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길이라며, 수필 창조의 길은 곧 인간의 가치를 도야하는 길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글값이 곧 사람 값이라는 말을 강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선우미디어/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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