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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간 써 온 교단일기 제자들 주려 책으로 냈어요”
아동문학가 김태두씨 정년 앞두고 ‘참깨들깨홍두깨’ 펴내
김태두 교사가 1975년 삼남국민학교 재직 시절 6학년 1반 학생들과 자연실험을 하고 있다.
김태두씨
본지 신춘문예 출신인 아동문학가 김태두(밀양 밀성초 교장)씨가 평생 교사로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쓴 교단일기 ‘참깨들깨홍두깨(아동문예)’를 냈다. 1967년 첫 발령 때부터 정년퇴임을 앞둔 2008년 겨울까지, 42년간의 기록이다.
김씨는 제목의 의미를 설명하며, 교단일기를 이렇게 소개했다.
“‘참깨들깨홍두깨’의 ‘참깨’는 착한 아이, 즉 참털이처럼 재미가 쏟아지는 어른들이 좋아하는 아이를, 들깨는 자갈밭에 심어도 싱싱하게 자라는 튼튼한 아이를 말합니다. 또 홍두깨는 홍두깨처럼 갑자기 나타나서 친구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세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아이입니다. 이렇듯 세 부류의 아이들이 제 일기에 빼곡히 차 있습니다.”
새 구두가 발에 맞지 않은 총각 선생님이 60대 교장선생님으로 변하는 모습이, 열여섯 학교에서의 에피소드로 이어진다. 대부분 아이들을 중심으로 한 일화를 담고 있는데, 시대상에 따른 아이들과 교육의 변화, 농어촌학교의 열악한 환경, 그리고 교육자로서의 고민도 자연스레 녹아있다. 처음 담임을 맡은 반이 바뀔 때 괜스레 화가 나서 북북대던 청년이 교사로 성숙해가는 과정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을 보는 시선을 통해 자연스레 느낄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일기에 실린 수백명이 넘는 아이들은 모두 실명이고, 이야기도 모두 실화다. 책 틈틈이 실린 낡은 사진들도 함께 추억을 노래한다.
2월로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는 김씨는 “그동안 인연을 맺었던 제자들에게 무언가 선물하고 싶어 고민하다가 비밀스런 일기장을 풀어놓게 됐다”며 “제자들이 함께 읽고 추억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달 말 정년퇴임을 하는 김씨는 남해 출신으로 진주교육대학을 졸업, 경남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경남아동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경남아동문학상, 남명특별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동화집 ‘세상에서 제일 큰 어항’ 등이 있다.
조고운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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