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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하면서 시를 쓰지 않으면서도 시를 잊은 적은 없다. 나는 오히려 시적 상상력을 연극적 이미지와 리듬으로 사용했다. 내게 연극은 시였다.”
(이윤택 ‘그 이후…의 시편들’ 中)
‘서정과 현실’(12호·2009 상반기)이 13년 만에 시작을 재개한 연출가 이윤택씨를 집중 조명했다. ‘경남에서 내는 유일한 반년간 시 전문지’에 ‘밀양 사는 경남 사람인’ 이씨의 작품을 실은 것이다.
‘이윤택 소시집’이란 특집 코너를 마련, 이씨의 신작시 15편과 산문과 이숭원 교수의 평론 ‘불온한 야성에서 생명의 노래로’를 담았다.
197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후, 네 권의 시집을 연이어 내며 활발히 활동하다 돌연 시 쓰는 일을 휴업했던 이윤택.
“시는 외로울 때 혼자만의 방에서 쓰는 것인데, 연희단거리패란 연극 공동체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외롭지 않아서 시를 쓰지 않는다”고 말했던 그는 “세상이 하도 난리 북새통 지랄염병을 다 떨어내고, 세상에서 만난 친구들은 어디론가 하나둘 자취를 다 감추어 버리니까, 나 자신이 외로운 모양”이라며 시를 다시 잡은 이유를 말한다.
‘하산길/섬진강가에 당도한 젊은 중/세상을 가로질러 가려니 막막해/목 놓아 울다가/문득/강을 거슬러 오르는 은어 떼를 보았다/자신의 울음이 노래인 줄 알고 춤추는 은어 떼를 보았다//그 착한 중 제 설움일랑 잊고/춤추는 은어 떼를 위해 목 놓아 노래를 부르니//그 노래/세상을 가로질러 가다’(‘노래’ 전문)
이숭원 교수는 “이윤택의 시는 세상의 아픔을 감싸 안고 목 놓아 터뜨리는 울음이기도 하고, 솟아오르는 생명을 더욱 약동하게 하는 신명난 노래이기도 하고, 고통의 세상을 가로질러 애증의 사연을 쓰다듬는 사랑의 손길이기도 하다”고 평했다.
이 밖에 서정과 현실은 <신진시인 13인 특집>, <중요시인 자세히 읽기-최영철, 조말선>, <우포늪 통신> 등을 담았다. 조고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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