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조시인협회 고문인 김정희<사진> 시인이 올해 월하 시조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수상작은 ‘경주 남산에 가면’이다. 월하 시조문학상은 일평생 시조연구와 시조 창작으로 현대시조 발전에 이바지 한 월하 리태극 시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시조시단의 새로운 합력을 불어넣고자 지난 1996년 제정된 권위있는 상이다. 김정희 시조 시인은 불교학과 다도에 대해 남다른 식견과 애착을 가지고 있다. 시조시인으로서 한국적인 전통과 사유를 고집하고 있다. 당연히 그의 시조는 한국적 전통과 사유를 바탕으로 한 불교나 다도에 관한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경주 남산에 가면/ 내 그리운 사람이/ 바위 속 문을 열고/ 걸어서 나오실까/ 감실의 부처님처럼/ 집 지키고 계실까// 돌처럼 굳은 언약/ 비바람도 견딘 사랑/ 천년의 미소 머금고/ 늘 그 자리 그대로/ 영겁을 다스려온 그대/ 숨결소리 들릴까//(‘경주 남산에 가면’ 전문)” 바위에 새겨진 부처님은 시공을 넘어서서 만나게 하는 그리움의 대상이다. 부모 형제의 얼굴로 보면 배필과 연인의 얼굴이다. 부처님의 온화한 미소를 떠올리게 하는 이 한 수는 읽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경주 남산에 올라 돌에 새겨진 부처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금방이라도 바위 밖으로 나올 것 같은 생각을 누구라도 가진다. 김정희 시인은 “한국 시의 종가인 시조문학 가문에 들어선 몸, 그 날 선친께서 나라를 지키시듯 정형시를 고집하면서 삼장육구에 신명을 다하여 남은 날을 몸바치고 싶다”며 “월하 선생님의 시조 정신을 받들어 한국 시조 부흥에 더욱 정진할 것이며,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데 수상자로 선정해 주신 심사위원께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정희 시인은 1975년 ‘시조문학’지로 등단해 ‘소심(1974)’, ‘빈잔에 고인 앙금(1986)’, ‘세한도 속에는(2004)’, ‘연못에서 만난 사람(2005)’, ‘망월동 백일홍(2006)’, ‘빗방울 변주(2008)’등 다수의 시집을 발간했다. 1988년 한국 시조문학상, 1993년 성파시조문학상, 1997년 경남문화상, 2004년 올해의 시조문학작품상, 2006년 경남시조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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