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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륭시인 동시집<프라이팬을 타고 가는 도둑 고양이> 펴내
작성자 경남문학관
댓글 0건 조회 3,413회 작성일 2009-09-01

본문

새롭고 어렵고 독특한 관습 떼어낸 상상력

 



   
 
 
앞마당 빨랫줄에 앉았던 어미 새 한 마리
갸웃갸웃 오 촉 알전구보다 작은 머리
불이 들어왔나 보다

눈도 못 뜬 새끼들 배고파 운다고
동네 시끄러워 낮잠 한숨 못 자겠다고
나무에게 전화 받았나 보다

포동포동 살찐 배추벌레 한 마리 입에 물고
날아간다 꽁지 빠지도록
새끼들 찾아간다

나무의 가장 따스한 품속에 놓인 공중전화
벨소리 그치지 않는 둥지 찾아
날아간다

나무들도 전화를 한다
까맣게, 하늘이 새까맣게 타도록
전화를 한다

-'나무들도 전화를 한다' 전문

형식도 내용도 '상큼'  울퉁불퉁 이야기가 있는 동시 '공감'

 

김륭은 책머리 '눈사람의 윙크'에서 말했다.

"어린 시절을 도둑맞는다는 건 뜨거운 햇살 아래서 녹아내리는 눈사람처럼 참 슬픈 일인 것 같습니다. … 눈사람이 완전히 녹아내리기 전에 무엇인가를 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말도 적었다. "무슨 동시가 이렇게 어렵냐고 눈살 찌푸릴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 시골 할머니가 입고 있는 빨강내복처럼 몸에 착 달라붙어 있는 관습적인(?) 상상력에서 조금이라도 멀리 달아나 보고 싶었습니다. 울퉁불퉁 이야기가 있는 동시를 쓰고 싶었고 아이들보다 먼저 엄마 아빠에게 읽어주고 싶었습니다."

이안 시인은 말미 해설에서 "일찍이 보여준 적이 없었던 자유로운 상상과 풍부한 언어 표현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층위의 토론 주제를 거느린 실험적 텍스트라고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문학동네. 107쪽. 8500원.

 

- 내용 <경남도민일보 >에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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