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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류시인의 눈에 비친 세상 | |
마산 김미숙 시인 ‘탁발승과 야바위꾼’·통영 유귀자 시인 ‘백련암 일기’ 펴내 | |
여류시인 두 사람이 최근 비슷한 시기에 새 시집을 발표해 주목된다.
지난해 경남문인협회 사무국장을 지낸 마산의 김미숙 시인이 ‘탁발승과 야바위꾼’(시학刊)을 발표했다. 여름철 찾아오는 불청객 중 하나인 모기. 짝-하는 손뼉 소리와 함께 점 같은 피를 쏟아내 놓고 생을 마감하거나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바닥을 전전한다. 기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사람 곁에 다가갔던 모기는 제대로 배도 채우지 못한 채 병뚜껑 속에 갇혀 날개를 잃는다. 모기의 뒤통수를 친 것은 다름 아니라 야바위꾼 같은 세상. 잘못 없는 모기는 야바위꾼의 횡포 속에 스러져간다. 김미숙 시인은 모기의 일생과 모기의 죽음 등을 비롯해 맘모스, 악어 등 곤충과 동물을 소재로 삼아 그것을 통해 인간 사회의 천태만상을 들여다보고 인생사 굴곡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생물들의 생태를 관찰해 인간의 본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김재홍 문학평론가는 “김 시인의 작품은 기계문명과 상업주의에 찌든 현대인의 삶과 그 시대상황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와 인간 회복의 꿈을 노래하고 있다”고 평했다. 김 시인은 1998년 시와 시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피는 꽃 지는 잎이 서로 보지 못하고’, ‘눈물 녹슬다’ 등이 있고, 현재 마산 비둘기동산 유치원 원장으로 재임 중이다. 한편 통영의 유귀자 시인은 ‘백련암 일기’(고요아침刊)를 내놓았다. 삶을 살아간다는 것에 감사해 하는 시인은 본인의 하루하루를 일기 쓰는 시편에 옮겨 ‘백련암 일기’라는 40편의 연작시를 엮었다. 이어 지난 시간 좋기도 했고, 나쁘기도 했던 동반자와의 관계를 부부사이라는 연작시로 적었다. 그밖에도 주변인물을 소재 삼아 쓴 여러 시편을 담았다. 그는 시집과 함께 산문집 ‘첫눈에 반했어요’(고요아침刊)을 펴냈다. 3부에 걸쳐 실린 40여편의 산문들은 시를 닮아 리듬감을 갖고 있다. 유 시인은 1992년 자유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다’, ‘안아드릴게요’ 등을 펴낸 바 있다. 김희진기자 likesky7@knnews.co.kr Copyright ⓒ 경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입력 : 2010년 6월 24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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