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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현대시작품상 수상 배한봉 시인
작성자 경남문학관
댓글 0건 조회 3,069회 작성일 2010-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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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대상의 살냄새가 나야 좋은 詩죠”
제11회 현대시작품상 수상 배한봉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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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입, 배한봉 시인(48)이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제11회 현대시작품상을 수상했다는 것이었다.

10년의 역사를 가진 권위 있는 상의 도내 첫 수상자라는 의미도 크지만 중견 시인으로서 등단 후 첫 작품상을 모지(母誌)에서 받게 된 소감 또한 결코 한두 마디로 끝날 일은 아니다.

수상 작품은 ‘지구의 눈물’, ‘새는 언제나 맨발이다’, ‘사람의 무게’, ‘동박새를 먹은 동백꽃’, ‘나뭇잎 꽃게’, ‘기다리는 사람’, ‘수련이 피기까지’, ‘자운영, 저 여자’, ‘우주마트’ 등 모두 9편이다.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로 배한봉 시인의 작품상 수상이 결정됐다고 한다.

1998년 현대시로 등단하기 전 박재삼 시인의 권유로 1984년 경인문예에 작품을 발표했던 것을 따지자면 그의 시력은 26년이나 된다. 앞서 여러 해 동안 다양한 문학상 최종심에 이름을 올렸으나 상복이 따르지 않았다.

수상 소감을 비롯해 등단 후 지금까지 배 시인이 지나온 궤적과 그의 마음속에 들어앉아 있는 ‘시’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나눠봤다.

배 시인은 “당선 소식을 듣고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고 소주 반병쯤을 마시고 나니 지나간 시간들이 울컥 울대를 치고 지나가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시라는 멍에이자 구원을 만난 계기는 무엇일까. 그가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은 스승인 박재삼 시인의 권유 때문이었다. 당초 그림과 소설 쓰기에 관심이 있었던 그에게 “니는 소설보다 시 쓰는 게 나을끼라”고 조언했고 문예지에 작품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문예지가 폐간되면서 10여 년간 시 쓰기를 중단했다. 다시 펜을 잡게 만든 것 역시 박재삼 시인의 짧은 한마디 때문이었다.

이번 당선 작품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그렇지만, 배 시인은 서정시인임과 동시에 자연을 노래하는 시인이기도 하다. 배한봉과 우포늪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시에 모든 것을 걸어보기로 결심하고 창녕의 시골에서 셋집을 얻어 과수원을 오가며 시를 썼다. 시가 태어나기 전 백지가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는 침묵이듯이 우포늪 역시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는 침묵이었다.”

그 결과물이 시집 우포늪 왁새(2002), 악기점(2004)이다.

어떤 유행에 휩쓸려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늘 가까이 있는 것들에서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탐미하는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심사평에는 그를 일컬어 시에 온 생을 바치는 드문 시인 중 한 사람이라고 적고 있다. 시에 대한 ‘순박한 격정’을 가진 시인이라는 것이다. 배 시인이 말하는 ‘육화된 상상력’과 일맥상통하는 지점 같다.

배 시인은 “좋은 시에는 시적 대상의 살냄새가 난다. 대상과 살을 섞으면 삶이 녹아난 시를 뽑아낼 수 있고 그게 바로 진정성이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에게 시는 인생의 역경을 헤쳐나가는 힘이자 선택과 망설임의 길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존재다. 배 시인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김희진기자 likesky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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