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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문학관 자서전 쓰기 강좌 - 경남도민일보
작성자 경남문학관
댓글 0건 조회 1,219회 작성일 2008-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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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의 글쓰기]마산문학관 자서전쓰기
"진솔함 드러내기 어렵네요" 글 쓰며 울고 웃은 소소한 사연 함께 하며 공감대 형성
newsdaybox_top.gif 2008년 08월 26일 (화) 이일균 기자 btn_sendmail.gifiglee@idomin.com newsdaybox_dn.gif
   
 
  마산문학관 '자서전 쓰기'에 참여한 마산시 월영동 차선옥 씨의 발표 장면. /이일균 기자  
 
마산문학관의 '자서전 쓰기' 10주 과정 강의를 막 끝낸 송창우(마산시 진전면) 시인. 담배를 꺼내 물며 내뱉는 그의 말속에 '글쓰기'의 또 다른 면모가 담겨있었다.

"글쓰기를 하는 대개의 문예창작 과정이 지나치게 경쟁위주로 흐릅니다. 어떻게 하면 시나 수필을 멋있게 쓸 것인가에 매몰됩니다. 과도한 문장숭배에서 비롯되는 거죠. 그러면 글은 진정한 나를 드러낼 수 없습니다. 글이 왜곡되는 겁니다."

그래서 그는 강의 곳곳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자신의 진실을 드러냈다"는 식으로 '진실한 글'을 거듭 주문했고, 강의에 참석한 수강생 20여 명은 이날 10주간에 걸쳐 완성한 각각의 자서전을 직접 소개하면서 글로 자신의 진실한 내부를 드러내면서 울고 웃었다. 기획 '내 이웃의 글쓰기'는 이처럼 '잘 쓰는데' 목적을 두지 않는 글쓰기 현장, 나의 속내와 가족과 이웃의 진실한 이야기를 소재로 글쓰기를 하는 곳을 틈틈이 찾으려 한다. 글이 그냥 몸에서 배출되는 '땀' 같은 곳, '눈물' 같은 곳이 있다면 추천을 바란다.

송성욱(67·마산시 합성동) 씨의 유언장.

먼저 아들에게. "번거롭고 시끄럽게 하지 마라. 봉고차로 운구해서 조그맣게 봉분을 짓되 너희 엄마 들 곳도 봐 두어라. 함부로 산소에 손대지 말고 침수가 안 되도록 각별히 조심해라."

다음 아내에게. "당신, 먼저 가고 나중 가는 차이밖에 더 있겠소. 너무 오래 누워있지 말고 얼른 오시게."

그의 자서전은 이렇게 미리 쓰는 '유언장'으로 시작됐다. 송 씨는 마산문학관이 6월 17일 시작해 지난 19일 10주째 강의로 끝낸 '자서전 쓰기 기초과정'의 결과물로 '林舞亭(임무정:자신이 자주 가는 정자명)'이라는 작은 자서전을 완성했다.

같은 합성동의 전영숙(여·53) 씨. 그는 자신의 자서전 소개보다 살림하는 입장에서 그간 강의를 들으면서 틈틈이 자서전 쓰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고생담부터 전했다.

"쫌 하다 보면 밥 줘야 되고, 또 쫌 하면 이것저것 다른 일이 생기고…. 빌어먹을! 이걸 꼭 써야 되나 싶었어예."

그렇게 '추억의 여행'이라는 자서전을 만든 전 씨의 고생은 사람이 얼마나 자기 자신을 내밀하게 돌아보기가 어려운지 공감이 가게 했다.

월영동 차선옥(여·64) 씨는 경남대 근처까지 자신이 만든 자서전을 들고 가 싼 값에 제본을 하고, 맨 뒷면에 '무단복제는 금한다.' '잘못된 책은 바꿔드린다'는 안내와 함께 '도서출판 열정'이라는 출판사 이름까지 지어 붙였다.

그렇게 모두 20명의 수강생이 이날 '오밀조밀' 자서전을 소개하거나, 마치 숙제 안한 아이처럼 부끄러운 얼굴로 때로는 '우물쭈물' 자서전 집필계획을 밝혔다. 이들이 만든 자서전의 뼈대는 지난 10주간 매주 주제를 달리해 진행됐던 자서전 쓰기 실습의 결과물. 예를 들어 제2주 주제 '유언장 쓰기'와 '타인의 입장에서 자신에 대한 추도사 쓰기', 제9주 '집필계획서 만들기'와 그에 따른 '어린 시절' '청년기' '중년기' 등으로 주제가 이어진다.

송창우 시인은 이 대목에서 "강의를 그냥 듣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쓰고, 매번 그 다음 시간에 글을 완성해오는 것이 관건"이라며 "그래야 강의기간이 끝난 뒤 하나의 작은 책이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서전 쓰기에 대해 "나이 든 사람들만 쓰는 것이 아니다"며 "누구나 자신의 유언장을 한번쯤 써 보면 그 느낌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산문학관 한정호 학예사는 "올 여름 자서전 쓰기는 끝났지만 겨울에 한 번 더 개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앞서 9월 23일부터 11주 과정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2시에 2시간 동안 진행되는 '문학 아카데미' 과정은 확정된 상태에서 신청을 받고 있다. '마산의 고전문학' '바다문학 속의 마산항' '권환문학의 재발견' '마산의 문학문화재 지표' 등이 강의내용 속에 포함돼 있다. 문의는 055-220-6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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