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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지기 문우의 2색 문향 | |
수필가 황광지·이동이씨, 같은 출판사서 같은 날 나란히 수필집 펴내 | |
여류 수필가 황광지, 이동이씨의 수필집 ‘덤(불휘刊)’과 ‘바람개비의 갈망(불휘刊)’이 나란히 발간됐다. 같은 출판사에서 같은 날 나왔다니 이들의 인연이 보통은 아닌 듯싶다. 알고 보니 습작 시절 동인 ‘가향’에서 20년 넘게 함께 공부해 온 오랜 문우(文友) 사이란다. 게다가 현재는 창원문인협회 회장과 부회장직을 나란히 맡고 있다 했다. 글도 같이 배우고, 문단 활동도 함께 한 두 사람. 둘의 글은 ‘손 끝에 전해지는 작은 생명체에도 뭉클한 환희를 느끼는 따뜻한 시선’이 닮았다. 하지만 수필은 ‘자신의 인생을 담은 그릇’이기에, 그 향(香)은 각각이다. 황씨의 수필이 담박하면서도 맑은 ‘난향’이라면, 이씨의 수필은 순수하면서도 은은한 ‘백합향’을 닮았다. 황씨의 수필집 ‘덤’은 첫 번째 수필집 ‘로마의 단감나무’ 이후 5년 만에 발간한 책이다. 명쾌하고 밝은 그의 모습이 담백하고 옹골찬 문체에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삶의 철학을 “물같이 지혜롭게, 어디에든 집착해서 삶을 그르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 했다. 수려한 문장이나 화려한 수식어 없는 그의 글은 ‘무채색에 가까운 서정이 주는 여운’을 남긴다. “짧지만 진한 글을 쓰고 싶다”는 그는 대부분 수필을 2~3쪽에 걸친 짧은 글로 다이어트했다. 책 끝머리, 황씨가 활동하고 있는 ‘가향’의 동인 9명이 그의 작품을 평해 놓아 눈길을 끈다. 강현순 씨는 “글을 읽었을 때 흔히 감동이라고 말하는 가벼운 떨림과 종소리 같은 여운이 있다”고 평했고, 이석례씨는 “밤으로 가는 어귀에서 만난 달맞이 같은 우아한 맛이 난다”고 말했다. 황씨는 1995년 한국수필로 등단했으며 현재 창원문인협회장, 가톨릭문인협회장, 가톨릭여성회관 관장직을 맡고 있다. 이씨의 첫 수필집 ‘바람개비의 갈망’은 시(詩)적 감수성을 담은 서정수필집이다. 책 속에는 세상을 향해 ‘벌거벗고 선’ 이씨가 있다. ‘알몸’인 그는 느긋하다. 몰래 한 사랑부터 인생에 대한 깊은 고뇌 등 내밀한 속내를 들추는 데도 여유로운 미소를 버리지 않는다. 서평을 맡은 수필가 정목일씨는 “긍정적인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삶을 영위하는 자세에서 신뢰가 느껴지며, 사소함 속에서 비범한 면을 발견할 줄 아는 안목과 미의식이 이동이의 수필의 빛깔과 향기가 된다”고 평했다. 이씨는 1991년 경남문학상 신인상, 2000년 수필과 비평 신인상을 받았으며 현재 수필과비평작가회 경남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고운기자 lucky@kn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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